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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기업에 듣는다 <4> 건양ITT
산업기계분야 수요·공급자 연결 e-비즈 선도
- 자동차 내장재 생산용 기계 제조 - 건양트루넷 설립… 효율 최적화 - '제조 유통' 개념으로 새 시장 개척 - 전체 물량의 30% 해외로 수출
건양ITT(부산 사상구 감전동)는 자동차 내장재 생산용 기계를 만드는 산업기계 전문제조회사다.
산업기계 엔지니어 출신인 김택현(52) 사장은 그 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확고한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제조 유통'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바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산업기계류와 부품 제작에 있어 구매사와 공급사를 매칭하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 사장은 2007년 10월 전자상거래를 전담할 건양트루넷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산업기계처럼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뤄지는 분야에서는 구매자와 공급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면서 "산업 현장에서 이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다보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특정 산업기계의 제조를 원하는 구매사가 건양트루넷에 발주를 내면 등록된 공급사가 구매사가 제안한 도면에 따라 부품이나 기계를 제작한다.
설계도가 없을 때에는 설계까지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전자상거래는 완성품을 주고 받지만, 건양트루넷의 e-biz사이트에서는 미래에 제작될 제품인 '도면'과 '제조능력' 등이 거래 품목이 된다. 김 사장이 이 분야를 '제조 유통'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 사장은 "우리는 브로커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업체들을 연결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기계 분야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건양트루넷은 거래의 중간자로 거래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구매사는 물론 공급사도 엄격한 평가항목에 따라 등록이 가능하다. 구매사는 도면에 대한 신뢰와 결제 능력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공급사는 품질과 납기 능력을 본다. 현재 등록된 구매사는 200곳, 공급사는 700곳에 이른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분야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김 사장은 "지금은 어느정도 신뢰가 쌓인 업체들이 주로 거래를 많이 하지만 처음에는 위기도 많았다. 공급사가 부도를 내 납기를 못맞추거나 완성된 기계에 불량이 발생하면 전부 우리가 책임을 져야했다"고 말했다.
e-biz 시스템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건양ITT도 마찬가지지만 업체들은 구매사인 동시에 공급사도 될 수 있다. 업계 전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사업 모델이라는 점도 e-biz 시스템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은 규모가 큰 대기업의 영역이다. 산업기계 가운데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은 중소기업 분야에 특화된 모델이기 때문에 업체간 자원의 낭비없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현 가능한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e-biz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건실한 1인 기업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또 산업기계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은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1인 공급사로도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양트루넷은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물량의 30%가 해외로 수출됐으며, 일본의 토오티타늄과 카지마제철 같은 큰 기업이 e-biz의 구매사로 등록돼 있다.
김 사장은 "현재도 많은 회원사가 있지만 e-biz 시스템은 더 많은 업체들이 구매사와 공급사로 정보를 공유할 때 효과는 더욱 커진다"면서 "신뢰와 상생이라는 원칙 아래 지금보다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2012-08-14 1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