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학생 재활학교 세워야" 경찰학과 교수의 1인 시위 청소년범죄 전담 경찰 출신 동의과학대 박윤기 교수 '학교폭력 대책' 피켓



"가해학생 재활학교 세워야" 경찰학과 교수의 1인 시위 30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계열 박윤기 교수가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학생들을 사회에서 격리하기보다 치료와 재활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경찰 출신 대학교수가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대책을 요구하며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계열 박윤기(43)조교수가 그 주인공.

30일 오전 8시께 부산 부산진구 양정1동 부산시교육청 건물 앞. 박 교수는 '가해학생이 치유될 수 있는 기숙형 공립대안학교 설립' '배움터 지킴이제도, 검증된 정책으로 학교폭력 예방'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치료·심리프로그램 운영
기숙형공립학교 필요지적

"학교 내 상주 퇴직경찰
임금 대폭 올려야" 주장

그는 "소위 문제 학생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해봤자 전과자로 낙인찍힌 청소년만 양산할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당국의 지침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 가해학생을 배제하려는 일회성 징계와 미봉책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경사 출신인 그는 동래경찰서에 재직할 당시 여성청소년계에서 4년간 일했다. 2008년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듬해 동의과학대 조교수로 임용되는 등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 범죄를 전담해 왔다.

그는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쟁점화 되고 있는 최근 실효성 있는 정책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한숨짓고 있었다.박 교수는 "실질적인 제도일수록 하루빨리 현장에 안착돼야 한다는 생각에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며 융합적인 개선책으로 '기숙형 공립대안학교' 설립과 기존의 '배움터 지킴이 제도' 활성화를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처벌 위주가 아닌 재활 교육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가해학생들을 원예와 농사, 스포츠, 예술로 순화하는재활 치료 프로그램과 심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배움터 지킴이 제도의 전면 활성화와 임금 현실화를 주장했다. 배움터 지킴이 제도는 학교 내 퇴직 경찰이상주하면서 교내 질서와 규율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교사들은 잔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에 집단 따돌림과 교내외 비행 적발, 불량 동아리 활동 사전 저지 등의 활동을 수행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움터 지킴이들은 통상 학교당 퇴직경찰 1명과 퇴직교원 1명이 2인 1조를 이뤄 교내외를 순찰한다.

이들이 학내 폭력 현장을 적발하고 이를 교내 생활지도부에 보고한 후 학교에서 학부모와 교사,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중재해 면담을 주선하는 수순을 밟는다.

박 교수는 "배움터 지킴이 제도가 활성화되려면 60만 원 수준인 상주 경찰에 대한 임금 수준이 현실화 될 필요가 있다"며"1년 전 퇴직경찰관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110만~120만 원 선이 적합하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상위 10% 학생을 위한 교육은 있으면서 하위 10%를 위한 교육이 없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학생들의 자구력을 길러주는 재활 교육환경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아 기자 srdfish@busan.com

| 9면 | 입력시간: 2012-05-30 [10:47:00] | 수정시간: 2012-05-30 [11:09:46]